본문 바로가기

<연세두리> 과월호 다시보기/1호(창간호) - 2015년 3월

[줌in 연세] 우리는 같은 학교 학생이 맞는 걸까요? - 신촌캠과 국제캠, 멀고도 험한 ONE 캠퍼스 ③

[기고]

 

국제캠과 신촌캠은 공(共)동체인가, 공(空)동체인가 -이학민(사회학·14)

 

  이야기는 내가 입학하기 전부터 시작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사실 나는 합격하기 전까지 모든 1학년생이 국제캠퍼스로 가야한다는 사실을 몰랐다. 합격 직후 선배, 동기들과 보낼 신촌 라이프를 꿈꾸며 들떠 있었다. 그런데 송도로 가야한다는 사실을 알았을 때 약간 충격을 받았다. 하지만 오티, 새터 그리고 각종 과 행사에서 선배들과 교류할 수 있었다. 의욕이 넘치는 신입생인지라 과동아리 활동에 자주 참여하고 선배들과 신촌에서 밥 약속을 잡았기 때문에 국제캠퍼스와 신촌캠퍼스가 크게 유리되어 있다는 생각이 들지는 않았다.

 

  국제캠과 신촌캠이 유리되어 있다는 사실을 절감한 것은 2학기 들어서였다. 2학기 들어 주로 과행사와 동아리에 참여하던 선배들이 군 입대, 교환학생, 학업 등을 이유로 잘 나오지 않게 되어 대부분의 과행사와 동아리는 14학번 위주로 진행되었다. 1학기에 비해 선배들과 밥 약속을 잡는 것도 시들해졌다. 점점 모든 행사나 동아리는 국제캠퍼스 학생들의 전유물이 되었고 점차 선배들의 얼굴조차 보기 힘들어졌다.

 

  바로 한 두 학번 위의 선배들도 과행사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거나 후배들을 챙기는 선배가 아니라면 만나기 힘든데 고학번 선배들과의 교류는 당연히 거의 없다시피 하였다. 그나마 고학번 선배들이 속해있는 동아리에 들어가 한두 번 정도 만날 수 있는 기회가 있었는데 그때서야 더 많은 선배들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체감할 수 있었다. 연세대는 1학년과 2학년만으로 구성되어 있는 것은 아니다. 1학년부터 4학년까지 모두 연세대학교의 구성원이며 하나의 캠퍼스라면 서로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받을 수 있어야한다. 하지만 국제캠퍼스는 거리상, 시간상 1학년과 2,3,4학년이 같은 학교에 속해있다는 소속감을 저해시키는 요인인 것은 확실하다. 연세대학교 1학년 학생들은 다른 학교 1학년생에 비해 다양한 영역의 선배들과 교류할 기회가 상대적으로 부족하다. 대부분 이제 막 대학생활을 시작한 학생들만 모여 있다 보니 얻을 수 있는 경험이나 배움의 폭이 좁을 수밖에 없었다. 이 때문에 국제캠퍼스 학생들은 ‘고등학교 4학년 같다’라는 핀잔을 듣기도 했다. 다른 학교 1학년 친구들은 선배들과의 교류를 통해 다양한 경험을 하고 있을 때, 우리는 그런 기회를 쉽게 얻지 못했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물리적 간극과 심리적 간극은 연결되며, 이를 메우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국제캠퍼스 학생들과 신촌캠퍼스 학생들은 두 캠퍼스 간의 거리만큼 심리적으로 떨어져있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국제 캠퍼스에서 다양한 행사를 마련하는 등 학생회 단위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거리는 쉬이 가까워지지 않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학교는 M버스 티켓 지급 중단, 셔틀버스 유료화를 추진하는 등 캠퍼스 간의 물리적 거리를 더욱 멀게 하고 있다. 이러한 정책을 추진하며 ‘원 캠퍼스’라는 슬로건을 계속 강조하는 것은 모순된 일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