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리 지식in]
등록금, 무엇이든 물어보세요!
등록금에 대한 의제는 총학생회를 중심으로 지속적으로 되살아나고 있다. 하지만 우리는 등록금에 대해서 잘 알고 있을까? 우리 학교의 등록금은 얼마나 비싸고, 어떤 방식으로 산정되는 것일까? 우리가 내는 등록금은 순수하게 우리에게 되돌아오는 것일까? ‘등록금’이라는 단어는 익숙하지만 정확히 무엇인지는 잘 몰랐던 학생들을 위해 <연세두리>가 정리해보았다.
Q. 우리 학교의 등록금은 어느 정도 되나요?
A. ‘대학알리미’의 평균등록금 공시자료에 따르면 연세대학교(이하 연세대)의 1년 등록금은 2014년 기준 867만 5800원으로 4년제 대학교 중 2위입니다. 전체 대학 등록금의 평균인 734만 1200원보다는 130만 원 이상 높습니다.
이는 평균등록금으로, 모든 연세대 학생들이 다 같은 액수를 내는 것은 물론 아닙니다. 2015년 1학기 등록금을 살펴보면, 인문사회계열(문과대, 사회과학대, 법대, 교육대, 신과대, 자유전공)과 상경계열 학생들이 약 350만원으로 가장 적은 등록금을 내고 있고, 이공계열·간호대학·생활과학대학·체육계열 등이 410~460만원으로 그 다음을 차지합니다. 최고 등록금을 자랑하는 단과대는 바로 언더우드국제학부로 한 학기에 무려 687만원입니다. 인문사회계열 등록금보다 거의 2배 가까이 비싼 금액입니다. 등록금심의위원회에서 학생위원들이 학교측에 이공계열과 국제대의 비싼 등록금에 대해 질문했지만, 그런 자료나 근거는 애초에 없다는 답변만 돌아왔다고 합니다. 같은 학교를 다니면서 등록금이 두 배나 차이 나는데, 그 책정 근거마저 불분명하다는 것이 놀랍네요.
Q. 등록금은 알겠는데, 입학금과 적립금은 또 뭔가요?
A. 위에 언급한 등록금 액수는 재학생 기준이며, 신입생들은 여기에 98만 5천원의 입학금을 추가로 내야 합니다. 입학금은 신입생들의 오리엔테이션, 입학식 등의 행사 비용 명목으로 신입생들에게 걷는 돈으로, 입학금이 98만 5천원인 연세대는 사립대 중에서도 매우 비싼 편입니다. ‘대학교육연구소’ 통계에 따르면 2014년 사립대 입학금은 최고 103만원부터 최저 15만원으로 약 7배 가까운 차이를 보였습니다. 입학금 중 일부가 실제 신입생 관련 경비에 사용되는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지난 2014년 <연세通> 제74호에서는 연세대를 비롯한 대부분의 사립대학들이 입학금의 일부를 학교 예산에 편성하고 있으며, 세부적인 지출내역과 기준을 공개하지 않고 있음을 지적한 바 있습니다. 사실상 등록금과 중복으로 걷히고 있는 실정인 것입니다.
그렇다면 적립금은 무엇일까요? 이월·적립금은 대학에서 사용하지 않고 남긴 이월자금과 특정 사업 등을 위해 적립하는 기금을 말
합니다. 백양로 재창조 프로젝트에 사용하는 900억 원 역시 학교의 적립금 중 ‘건축적립금’ 부문에서 나온 것이죠. 예산을 운영하는 과정에서 이월금과 적립금은 불가피하게 발생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연세대를 비롯한 사립대학·법인들은 과도하게 이월·적립금을 축적하여 사회에서도 큰
이슈가 되었습니다. 2012년 기준으로 연세대의 이월·적립금은 무려 6,651억 원으로 전체 2위를 차지했습니다.
Q. 등록금 인상은 곧 더 학생에 대한 더 많은 투자를 의미하는 것이 아닌가요?
A. 등록금과 학교 재정은 그리 간단하게 얽혀있는 것이 아닙니다. 학교는 등록금과 입학금을 바탕으로 적립금을 축적하고, 이를 재투자하여 수천억 원 대의 자산을 확보합니다. 대학알리미 공시자료에 따르면 연세대의 적립금은 2011년 5788억에서 2013년 6651억으로 천억 가까이 늘어났습니다. ‘재정난 때문에 등록금을 인하할 수 없다’는 학교의 변을 학생들이 그대로 받아들이기 어려운 것이지요.
그렇게 축적된 학교 재정이 교육투자에 직접적으로 연결되는지 역시 불분명합니다. 재단 적립금이 불어나는 가운데도 전임교원 강의담당 비율은 58.1%로 절반을 겨우 넘는 수준이고, 100명 이상의 학생이 듣는 대형강의 수 역시 300개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1위입니다. 절대적인 강의 수의 부족으로 수강신청은 언제나 어렵고, 셔틀버스도 ‘재정난’을 이유로, 청소·경비 노동자 역시 ‘재정
난’을 이유로 인원 감축을 시도하고 있습니다.
Q. 등록금심의위원회는 무엇이고, 어떤 일을 하나요?
A. 등록금심의위원회(이하 등심위)는 높은 대학등록금이 사회적 비판을 바탕으로, 2011년 고등교육법 개정과 함께 만들어졌습니다. 사립대학들의 등록금 산정 과정에서 학교뿐만 아니라 학생위원, 회계 전문가들까지 참여한 등심위의 심의를 받도록 한 것입니다. 연세대는 2012년부터 등심위를 열고 있습니다.
2013년까지 등심위는 권고적 효력만을 가져왔지만, 지난해부터 효력이 확대되어 의결권과 학교 예·결산 심의 권한까지 가지게 되었습니다. 등심위는 학교 5명, 학생 5명, 회계 전문가 1명으로 구성되기 때문에, 제대로만 운영된다면 학생의 목소리가 등록금 결정 과정에 충분히 반영될 수 있습니다. 제52대 사회과학대학 학생회장이자 등심위 학생위원인 황윤기(신문방송학·12) 씨는 “학생위원들은 예·결산을 보며 학교본부가 예산을 방만하게 짜거나 부적절하게 쓰지는 않았는지 심의하고, 학생 측 자료를 제출하고 학교 본부에 자료를 요구하기도 한다. 궁극적으로 등록금이 학생들의 더 나은 학교생활을 위해 쓰일 수 있도록 한다”고 답했습니다.
하지만 학생위원들의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아직 등심위에서 학생의 목소리는 힘 있게 반영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위원장과 회계 전문가가 학교 측 선임인데다가, 정보 공개 요구 또한 ‘중요한 정보라서 넘겨줄 수 없다’며 회피하는 경우가 많다고 하네요. 황윤기 씨의 말에 따르면 2015년 등심위에서도 학생 측이 요구한 거의 대부분의 정보를 이런 식으로 알려주지 않았다고 합니다. 이에 대해 총학생회 중앙운영위원회는 지난 2월 1일 명목등록금 0.2% 인하에 대한 입장문에서 등심위의 불합리성과 형식성을 비판하기도 했습니다.
연세두리 편집위원 이지원
smaak@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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