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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두리> 과월호 다시보기/9호 - 2016년 3월

[Humans Of Yonsei] 사람 냄새나는 연세인들의 이야기 (In Vancouver, Canada Yonsei x UBC + SFU)

<연세두리>의 김미슬 기자와 서수민 기자가 캐나다로 갔다. 밴쿠버에 위치해 있는 두 대학, University of British Colombia (UBC) 그리고 Simon Fraser University (SFU). 연세두리 기자들은 그곳에서 대학생활을 보내고 있는 연세인들을 만나, 사람 냄새 나는 이야기를 나눠보았다.

김미슬 기자 ellyseul@gmail.com

서수민 기자 garaming101@yonsei.ac.kr


"이 얘기는 좀 신기할 수도 있는데, 친구가 캐나다에 오래전부터 유학생이었어요. 그 영향이었는지 저도 언젠가 한 번 혼자 캐나다를 가보고 싶다. 하는 생각을 했었어요. 어떤 조그만 카드에 적어서 나중에 꼭 이뤄야지! 이러고 지갑에 넣어 놨었는데, 저도 그걸 까먹고 있었어요. 이번에 캐나다 교환학생 결정하고, 떠나기 1 -2 주전쯤에 정리하잖아요. 환전하고 그러면서 지갑 정리를 하는데 종이가 있어서 이게 뭐지? 했는데, '혼자 캐나다 여행가기’라고 딱 적혀있는 거dP요 종이에. 그래서 가족들한테 엄마아빠 이거봐 나 이거 옛날에 적어 놓은 건데, 나 진짜 이거 하는 거야 지금! 이러면서 신기해했었어요. 저 캐나다 올 운명이었나 봐요. (하하)"




"엄마랑 원래 친구처럼 지내는 사이긴 했는데, 첫째라 그런지 엄마한테 모든 걸 내려놓고 털어놓은 적은 없었던 거 같아요. 좋은 모습만 보여주고, 항상 알아서 잘하고 씩씩한 첫째 딸이 되고 싶었었나 봐요. 얼마 전에 어쩌다 보니 엄마한테 이런저런 속내를 다 털어놓게 되었는데, 슬픈 영화 보고도 눈물 한 방울도 안 흘리는 줄 알았다고, 강하기만 한 줄 알았다고 하시더라고요 (하하) 사실 저 울보인데. 든든한 딸로 지내는 것도 좋지만, 친구들도 다 아는 제 모습을 가장 가까운 가족이 모르고 지내온 거 잖아요. 이제부터라도 제 진짜 얘기를 많이 하려구요."




"새내기 때도 그렇고, 캐나다에 처음 와서도 그렇고 처음에는 항상 제 조용한 성격을 깨보려고 했어요. 사람 많은 곳이 불편하지만, 행사나 파티도 다 가보고, 처음 보는 사람한테 말도 걸어 봐요. 사실 즐거워서 한다기보다는 의무감에 그랬던 거예요. 활발한 사람, 유쾌한 사람이 ‘좋은’ 성격이라고 생각했거든요. 나는 어색하고 지루한 사람인가보다 하고 짜증 낸 적도 있고요. 그렇게 몇 번 성격을 깨려고 하고 잘 안되니까 내가 왜 굳이? 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특히 여기 와서 갔던 파티에서는 괜히 어색하고 마음만 불편했거든요. 유쾌한 사람으로 기억될 필요는 없어요. 당장 마주 본 그 사람에게 집중하고 마음을 열면 돼요. 이건 의무감이 아니라 그냥 사람 자체에 대한 순수한 호기심이에요. 그냥 그 사람을 궁금해하면서 편하게 말하면 되는 거였어요. 전 분위기는 못 띄우고 말을 재밌게 할 수 있는 사람은 아니지만 다른 색깔이 있어요. 우산 같은 사람이 되고 싶어요. 누구나 사람이 제일 그리운 순간은 마음이 흐린 날 아닐까요? 솔직히 맑은 날을 더 맑게 하는 법은 아직 모르겠지만 적어도 흐린 날 기억나는 사람이 되기 위해서는 노력하고 있어요."




"저는 해보고 싶은 게 딱 정해져 있지는 않아요. 그냥 오늘까지, 다음 주까지 뭘 해야 하고, 그러려면 언제 일어나야 하고 그런 생각 없이 살아보고 싶어요. 고등학교 때도 그렇고 지금도 그렇고 미래를 위해서 이 정도는 해야지 하는 게 항상 있었잖아요. 제가 엄청나게 열심히 산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마음속에는 미래를 위해 무언가를 해야 한다는 제약이 있었어요. 그래서 얽매이지 않고 살아보고 싶어요. 지금 당장 가고 싶은데 가고, 해보고 싶은 거 하고. 평생 자유롭게만 살 수는 없겠지만 한 번쯤 그래 보고 싶어요."




"예전부터 하고 싶었던 일이요? 중학교 때부터 북극에 가보고 싶었어요. ‘북극의 눈물’이라는 책을 읽었는데 감명 깊었거든요. 저는 자연 보는 걸 좋아해요. 왜냐하면, 자연은 예쁘잖아요! 사람처럼 이득 손해 따지지도 않고. 앞으로 북극에 갈 수 있을지는 잘 모르겠어요. 요즘에는 꼭 무언가를 해야 한다 이런 생각이 줄어들고 있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