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정이라는 스포츠는 대부분 들어본 적이 없을 것이다. 설사 들어봤다고 해도 무한도전에서 봤던 그 모습으로 아는 것이 대부분. 무한도전팀이 2,000m를 통과했던 그 순간을 기억하는 당신이라면 조정을 알 수도 있을 것이다. 연세대학교 조정부는 1961년부터 시작된 유서 깊은 동아리이다. 연세두리는 조정부 부장 강현우 (철학·11)과 부원 권도현(영문·13)을 만나서 동아리 활동에 대해 인터뷰를 했다.
두리: 조정은 어떻게 하시게 된 거에요?
도현: 저는 무한도전에서 봤는데 그게 2011년이죠. 13학번인데 거의 잊고 살았죠. 같은 과 한 분이 조정부였어요. 과 회장이었고, 저한테 한 번 해봐라. 잘할 것 같다 하셨어요. 작년에 전역을 했는데 한 번 해봐야겠다고 생각이 들었죠. 리크루팅을 봄에 하기 때문에 이번 학기에 들어왔어요. 조정이 있는 학교가 많지 않아서. 우리 학교 학생이 아니면 평생 경험하지 못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있었죠.
현우: 그런 게 있는 것 같아요. 모르기도 하고 미지의 세계라서 안 하는 분들이 있는 것 같아요. 저는 덜 알려진 것을 좋아해서 덥석 물어버리는 것도 있고요.
두리: 조정을 하려면 특별히 식단을 관리해야 하나요?
도현: 저 같은 경우에는 딱히 식단을 관리하진 않고요. 운동이 격해서 아무거나 많이 먹어도 살이 더 찌고 그러진 않는 것 같아요. 따로 식단 관리는 하지 않아요. 많이 먹어요. 많이 먹을 수 있게 되는 것 같아요. 운동량이 많은 운동이다 보니까.
두리: 연습 장소와 방법은 어떻게 하나요?
도현: 저희는 지상훈련과 수상훈련으로 나뉘는데. 지상훈련 같은 경우는 매주 화, 목 학교 대운동장에서 실시하고 있고 방법은 러닝과 트레이닝, 로잉 머신을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수상훈련은 매주 토요일 경기도 하남시에 있는 미사리에 가서 직접 배를 타고 조정을 해보는 기회를 가지고 있습니다.
두리: 일주일에 얼마나 연습하나요?
현우: 훈련하면 화, 목이 지상훈련이라고 말씀드렸잖아요. 훈련이 힘들어서 1시간 반하면 끝나고. 미사리 가면 (실제 훈련시간은) 세 시간도 안 걸릴 거예요. 아침 8시에 출발해서 돌아오면 3-4시쯤 되요. 수상훈련이 (시간이) 많이 들어요.
두리: 저도 조정이라고 했을 때 힘들거나 몸이 좋아야 한다는 편견이 있었는데 혹시 이런 게 주변에 있나요?
도현: 친구들한테 조정한다고 하면 조정이 뭐냐고 물어봅니다. 저도 무한도전에 나오기 전까지는 몰랐고, 조정이 배 타는 거라고 설명해주면 팔뚝이 터지겠다고 생각하더라고요. 실제로 조정은 하체가 중요해요.
현우: 저도 처음 들어올 때 상체를 키워서 가야겠다 했는데 상체보다 하체 위주의 근력 발달이 됩니다. 체격이 좋겠다고 생각하는데 어느 정도 맞긴 맞는 것 같아요. 하지만 저희가 프로도 아니고 아마추어기 때문에 체격보다 열정과 의지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두리: 동아리 활동에 드는 시간과 비용은 얼마나 되나요?
도현: 다른 동아리도 처음에 들어갈 때 내시지 않나요? 저희도 그거 내는 거 말고는 뒤풀이 때 밥값 내는 것 말고는 없어요.
현우: 뒤풀이도 안 가고 싶으면 안 가도 돼서. 회비 내면 낼 것 없죠. 회비가 훈련 때 식수, 미사리 가는 교통비를 포함하고 있어요.
두리: 학교에서 지원해주는 것이 있나요? 소속은 어디인가요?
현우: 학교에서 지원하는 것은 동아리방? 소속은 없어요. 동아리방 외에는 학교에서 지원하는 것은 없습니다.
두리: 필요한 도구는 어떻게 구비하시나요?
현우: 선배님들이 지원 잘해주셔서 배나 노 다 사주시거든요. 선배님 중에 조정하시는 분들이 계시고 그중 한 분이 한체대 조정 코치님이셔요.
두리: 대회는 많이 참가하나요?
현우: 대회가 많이 있는데 가장 큰 대회고 모든 대학 조정부가 노리는 게 7, 8월에 있는 전국대학조정대회인데 거기서 우승을 목표로 하고 있어요. 겨울에는 실내조정대회가 열리는데 배타는 게 아니라 로잉머신으로 대결하는 거예요. 그 외에는 4, 5월 부산 장보고배 대회가 있어요. UNIST, DGIST 같은 대학들은 조정을 밀어주는 편이거든요. 거기서는 수도권 대학을 초빙해서 경기하기도 하고 그렇습니다.
두리: 단기 목표와 장기 목표가 있다면 무엇인가요?
현우: 대회에서 우승해서 금메달 따는 것이 단기 목표이고 장기 목표는 다 사람들이 활동하는 것이다 보니까 명맥이 이어지는 거예요. 저희가 61년부터 창설되어있어서 61학번 선배님부터 계시는데 중간에 명맥이 끊어진 적이 있어요. 옛날에는 시위하다 운동하다 취직하고 그랬는데 점점 학생들이 조정 1, 2년 했다가 취직하고, 취직하는데도 시간이 많이 들고 취직해도 시간이 없어서 못 나오다 보니까 2000년대부터 안 이어지고 있었어요. 바로 위가 90년대 학번 선배님들이어서. 조정부가 이어지는 게 저희 대학생활 목표이자 전체 조정부 목표입니다.
두리: 신입생이 많이 들어오나요?
현우: 이름, 학과, 번호, 성별만 물어봐요. “아 안녕하세요. 이름이 뭐예요” 하면서 알아가면서 바로 다음 날부터 운동을 해요. 처음에는 인원이 많은데, 저희는 처음에 서류나 면접으로 거르기보다는 운동하다 보니 나랑 안 맞거나 안 되겠다 싶으면 안 나와도 되기 때문에 초반에 많았지만 갈수록 줄어드는 구조입니다.
도현: 결국 진짜 하고 싶은 사람만 남게 되는 거니까 강제로 시키지 않아도 "훈련 날이 아닌데도 운동할 사람?" 이렇게 해서 운동하기도 하고 그런 게 있죠. 사람은 적지만.
두리: 회원 수는 몇 명인가요?
현우: 조정부의 회원 수에 특이한 점이 있는데 학기 중 활동 인원이 있고 방학 중 합숙 인원이 따로 정해져요. 학기 중에는 20~25명까지 되는데 합숙 훈련하면 인원이 정해져요. 남자 14명 여자 5명. 딱 대회 나갈 수 있는 인원이 이거거든요. 방학 때는 총 19명이 훈련합니다.
두리: 동아리의 학과 구성은 어떻게 되나요?
현우: 신입부원 전공, 나이, 성별, 상관없습니다. 천차만별이고, 신입생부터 나이 많으신 대학원생 형, 누나도 있고요. 공대, 문대, 생명대 다 있습니다.
두리: 동아리 모집 시기는 언제인가요?
현우: 봄에만 모집하고 있습니다. 처음에 모집해서 신입부원들이 들어오고 여름방학 합숙 고려해서 인원 조정을 하는데 추가 모집을 하기도 해요. (추가모집은) 플랑 및 페북을 통해서 하는데 지금 인원이 부족한 상황이에요. 주변에 하고 싶은 사람들 추천해주세요(웃음).
도현: (회원 수가) 차고 넘치는 것은 아닌 것 같아요.
두리: 과거 무한도전에 출연했던 것으로 아는데, 그 이후 달라진 점이 있나요?
현우: 친구들이 뭐하냐고 물어보면 “조정”한다고 하면 “무한도전 그거?”라는 반응이 와요. 전 그렇게 해서 들어온 케이스예요. 엄청난 홍보 효과입니다.
두리: 마지막으로 조정의 매력은 무엇인가요?
도현: 매력이라고 하면, 저는 처음 들어왔을 때 체력훈련만 하는 게 군대에서도 이렇게 힘든 것을 느껴본 적이 없기 때문에 너무 힘들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토요일 배를 타봤는데 배를 타보면 달라요. 물살을 가르는 느낌하고 다같이 합이 맞아야 되거든요. 팀워크가 진짜 중요한 운동이라서. 합이 맞았을 때 쓱 나가는 느낌? 체력 훈련할 때 느끼는 게 자기가 가진 걸 다 써야 되거든요. 보람이 있어요. 체력도 팍팍 늘고. 운동하는 걸 기본적으로 좋아해서 좋아해요.
두리: 다른 운동과 다른 매력을 갖고 있네요.
도현: 공을 갖고 노는 것도 힘들고 한데, 자기를 극한까지 몰아갈 수 있는 운동이에요. 보람이 엄청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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